My First Burning Man Story-3

돈 없이 생활하는 일주일

넓게 펼쳐진 사막 한 가운데를 자전거로 달리다 보면,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잊어버릴 때가 많았다
/ Photo credit: Cassandra

이 모든 경험이 “나눔”의 의미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돈을 내지 않고 음료를 주문하고 수업에 참석하는 것이 너무 어색했지만 며칠 동안 지내면서 이런 귀중한 경험을 내가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가진 특권이라고 생각되었다. 내가 이런 특권을 누릴 수 있다는 것, 또 이런 것들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모든 버닝맨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더 나아가서 현실에서 만나는 사회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내기는 하지만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나보다 더 잘 만들어서 내가 먹고 싶을 땐 언제든 갈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는 것,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잘하는 사람이 있어서 수업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는 것, 내가 먹고 입고 지낼 곳을 만들어주는 사람들, 사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모두 누리고 있는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밤이 이렇게 어두운 줄은,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도시를 벗어나고서야 비로소 알게되었다
/ Photo credit: Cassandra

나를 괴롭히는 직장동료도 사실은 생각해보면 나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많고 또 그 사람 나름의 이유와 노력이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고, 콘서트를 보러 갔을 때 나를 밀치는 사람도 생각해보면 나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알고 보니 뒤에서 나를 많이 챙겨주고 있었다. 나를 괴롭히던 이런저런 미움과 불편한 감정들은 전부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사람들이 내 마음을 힘들게 할 때 바꿔야 할 것은 그 사람들이 아니라 내 관점이라고 어느 누가 말했었다. 버닝맨에서의 이런 경험과 깨달음은 버닝맨이 끝나고 나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도 내가 금방 내 관점을 바꿔서 생각할 수 있게 힘이 되어줬다. 내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경험이기 때문에 적용하기가 더 쉬웠다. 누가 나를 괴롭힐 때 버닝맨의 기억으로 돌아가서 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고 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그러면서 다른 사람보다 나 자신의 삶이 더 편해진다는 걸 스스로 느꼈다. 내가 내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비로소 내 에너지를 좀 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곳에 쓸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버닝맨에서 가장 초현실적인 시간대는 아침이 밝아오기 시작할 무렵이다 / Photo credit: Peter

버닝맨 이전에 나는 “감정”을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중요한 특성, 특권 중 하나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감정은 사람이 가지는 특성 중 하나가 맞지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바꿀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슬픈 감정, 화나는 감정, 짜증 나는 감정을 겪을 때면 그 감정들이 주는 특유의 “살아있다”는 느낌 때문에 지금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이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처럼 푹 빠져서 오랫동안 헤어나지 “못하고” 싶어했다. 충분히 쉽게 털어버릴 수 있는 것들도 괜히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붙잡고 바닥까지 그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는 일도 있었다. 며칠만 지나고 나면 기억도 나지 않는 이유로 몇 시간, 길게는 몇 달을 괴로워한 적도 있었다.

이런 하늘을 보고 경건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나뿐이었을까 / Photo credit: Peter

그게 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경험이었을까.

내가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데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깊게 느끼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답이 나온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내가 느끼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한 다음에 내가 이 감정을 계속 느끼고 싶은지 중단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제어 할 수 있을 때, 내 삶이 훨씬 쉽고 행복해졌다. 이게 진짜 “어른”이 된다는 느낌이구나 하는 생각에 자신을 스스로 좀 더 멋있게 바라볼 수도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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