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Burning Man Story-2

매년 새로운 주제로 열리는 버닝맨

매년 새로운 주제, 새로운 예술 작품, 새로운 아트카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 Photo credit: Abby


버닝맨은 매년 다른 주제를 가지고 열리는데, 2017년의 주제는 “Radical Ritual”, 우리나라 말로 “근본적인 의식” 정도로 해석이 되는 것 같다. 첫 버닝맨이기도 했고, 주제 자체가 종교적이어서 그런지 나의 첫 버닝맨을 떠올리면 성스러운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사막 곳곳의 예술 작품들은 종교적인 색채는 강했지만, 어느 한 종교에만 편향된 것도 아니었고 사막 한가운데에서 이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속세의 종교가 모두 하나로 통합되는 것 같기도 아니면 새로운 종교가 생기는 것 같은 아이러니한 느낌도 들 정도였다. 

우연히 사막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면서 내가 그때 가지고 있었던 내 삶에 대한 개인적인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기도 하고, 사막 깊은 곳에서 모래 폭풍을 만나 친구들과 화이트아웃(white out: 모래바람으로 시야가 심하게 제한되는 현상)을 같이 경험하면서 서로를 의지해 모여 앉아 있던 경험 모두 어떤 의미에서 매우 종교적이었다. 

화이트아웃을 함께 견뎌나가며 동지애를 느꼈다 / Photo credit: Constance

일주일간 버닝맨에서의 나의 일상은 평범하면서도 특별했다. 친구들과 캠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버닝맨 책자를 보고 시간대별로 오늘의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는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함께 자전거를 타고 목표 지점을 향해 달릴 때면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에 페달 질이 힘들지도 않았다. 분명 계획했던 곳은 다른 캠프였는데 가는 도중에 여기저기 다른 흥미로운 캠프들이 너무 많아서 다 둘러보다 보면 정작 계획했던 곳은 못가기도 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중간중간 들러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캠프에서 오히려 기대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하기도 하고, 재밌는 사람들을 만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또 사막에서 기대할 수도 없는 맛있는 와인과 치즈를 대접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캠프에 모여 앉아 밥을 먹고 서로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Photo credit: Constance

그런데 또 신기한 것은, “뭐 어차피 어느 캠프를 가도 재밌으니까 계획을 세우지 말자” 하고 그냥 떠날 때면 왠지 그 여정이 조금 시들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나만 그랬던가 싶어 친구에게 말을 꺼냈더니 자기도 똑같은 생각이라며 아무래도 심리적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했다. 

버닝맨에서 인생을 되돌아보다

현실에서 가장 벗어나 있을 때 나 자신에 대해 가장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 Photo credit: Abby

버닝맨에서의 경험은 많은 부분에서 인생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목표를 세우는 것에 대한 생각도 그중 하나였다. 내가 목표를 세워서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이런저런 일이 발생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배움과 깨달음을 얻어서 성장해 나가다 보면 먼 훗날에 되돌아보면 그때의 목표 자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 그보다 그 과정이 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인생에서 목표를 세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지내면, 그 과정에서 다가오는 것들에 내가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과정이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 이게 과정인지 내 목표가 될 수 있는 것인지를 내가 판단할 수 없어서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정해 놓아야 그 과정에서 경험하는 것들이 “계획하지 않았던 뜻밖의 즐거움”이 되어 내가 삶의 “예측 불가능” 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 버닝맨은 여러 가지로 내 인생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또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첫 버닝맨을 떠날 당시 개인적으로 조금 불안한 시기이기도 했고, 삶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던 시기라서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난 이 새로운 곳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신기하게도 버닝맨을 통해 내가 가졌던 질문 대부분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아무것도 없던 사막에 예술가들이 와서 우리가 한 번도 본 적 없던 예술품들을 여기저기에 세우고  또 어떤 캠프는 에스프레소 기계를 가져와 우리가 지내는 일주일 내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에스프레소로 아침을 시작하게 해주고, 실제로 본 적도 없던 탱고 레슨을 사막 한가운데에서 배우기도 했다. 

아침마다 찾아가던 에스프레소를 나눠 주는 버닝맨 커피 캠프 / Photo credit: Abby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