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3 : Become a teacher in Canada

스토리3 : 캐나다에서 유치원선생님이 되다

내가 일하게 된 곳은 놀이 학교(Play based) 이자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Reggio Emilia approach)에 따라 운영되는 유치원이었다. 레지오 에밀리아 교육철학은 지금까지도 많은 캐나다의 교육자들과 부모님들에게 인기 있는 교육철학 중 하나로, 학교에서 교육철학을 배울 당시 제일 강조되었던 교육철학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 접근법은 다른 많은 장점이 있기도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강조되는 것 중 하나가 “환경의 중요성”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그대로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이들에게 “환경은 제3의 선생님(The environment as the third teacher)”이다. 유치원 앞마당에 숲이 펼쳐진 이 유치원에서 선생님으로 일하면서 이게 무슨 뜻인지 온몸으로 배웠던 것이 선생님으로서의 경력에 큰 도움이 되었다.

유치원은 크지도 그렇게 작지도 않은 규모의 사립유치원이었다. 35명의 아이와 7명 정도의 선생님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자연 친화적인 실내장식과 자연 소재의 교구들이 선반에 가지런히 놓인 아름다운 곳이었다. 놀이터는 조금 작았지만 조금만 걸어 내려가면 우리가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축구장과 산책로가 있었고, 숲속에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교재들이 넘쳐났다. 2세에서 5세 사이의 아이들이 모두 같은 교실에서 함께 놀고 생활했지만, 하루 몇 시간 동안은 소규모로 나뉘어 각 그룹이 흥미 있어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나는 첫해에는 3세에서 4세 그룹을 맡았고 두 번째 해에는 2세 반에서 3세 그룹을 맡았는데, 그 덕분에 아이들의 연령대에 따른 발달특징이나 행동 양식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던 시간 중 하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숲으로 갈 때였다. 화창하게 맑은 여름날 숲속 길을 따라 내려가면 산딸기가 길을 따라 빼꼼히 나와 있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산딸기를 따고 나뭇잎을 줍고 도토리를 모으면서 자연스럽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았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날씨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어떻게 나무가 자라는지, 왜 나뭇잎의 색깔이 변하는지, 산새들이 어디에 사는지 이야기하면서 아이들은 자유롭게 질문하고, 관찰하고, 또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지도력, 의사소통능력을 개발시킬 수 있고 사회성 발달과 창의력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선생님으로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교육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인성/사회성”교육이다. 2세에서 5세 사이의 아동은 특히 인간으로서 사회성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로, 이때의 인성교육이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어떤 사회구성원이 되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은 따로 교육 시간이 있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일어나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생활에 녹아있어야 하는데 이때 부모님과 선생님의 역할이 크게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 나이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본능에 따라서 행동하려 하고 그러면서 또래 아이들이나 어른들과 겪는 갈등이나 문제를 사회적으로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갈등을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나가는지 가르쳐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아이들의 인성/사회성 교육에 대해서는 다음에 블로그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겠다.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인 지금 위치에서 생각해볼 때 초보 선생님으로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주는 보람과 사명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월급이 많지도 않고 번아웃(burnout)도 쉽게 오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쉽지 않은 직업이다. 이 직업이 주는 보람과 사명감을 느끼지 못하면 1~2년 경험 후 쉽게 포기하는 선생님들이 많고, 사실 같이 학교에 다녔던 많은 친구가 지금은 다른 일을 하거나 그만둔 경우가 많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내가 초보 선생님으로 매일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일하러 갈 수 있게 도와준 유치원 동료 선생님들과 아이들, 아름다운 자연까지 이 노스밴쿠버의 작은 유치원은 정말 밴쿠버에서 만난 가장 큰 행운 중 하나였다.

오랫동안 일하고 싶었던 센터였지만 개인적으로 기회가 생겨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생활을 결정하면서 그만두게 되었을 때 얼마나 많이 울었던지 모른다. 좋은 기억만 가득했던 밴쿠버에서의 초보 선생님으로서의 경험. 고맙습니다 모두,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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